닭가슴살 먹는 게 힘들어서 다이어트 못하겠다는 사람이 종종 있는 것 같다. 닭가슴살은 요리하면 특유의 비린내가 있다. 나도 좋아하지 않는 맛이다. 입맛 까탈스러운 중년이 아니더라도 닭가슴살이 너무 맛없어서, 육식을 즐기지 않아서, 사 먹기 너무 비싸서... 등의 이유로 다이어트 포기하는 사람 실제로 꽤 있다. 오늘은 다이어트의 절친 닭가슴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다이어트=닭가슴살'을 공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할 때에 닭가슴살을 무조건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헬스(몸만들기) 하는 분들이 근육을 만들기 위해 보충제나 닭가슴살을 소재로 영상을 많이 만들기도 하고, 먹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만들어 진 것 같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에 단백질 섭취원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는 닭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소고기 정도 일 것이다. 마트에서 언제나 구매할 수 있는 재료들 중에서 육고기로만 생각해 보았다. 이 재료들 중에서 닭고기가 유독 다이어트에 주로 사용된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다.
단백질은 지방처럼 저장되지 않고 소모된다.
다이어트할 때에는 단탄지에 맞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체중 증감을 위해서는 자신의 기초대사량에 맞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탄수화물이나 당이 필요 이상으로 섭취되면 체내에서 피하지방으로 저장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이다. 탄수화물과 달리 단백질은 매일 소멸된다 생각하면 된다.
일정량의 근육을 유지하고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매 끼니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끼니를 건너 띄거나, 소비되는 양만큼의 단백질을 매일 섭취해 주지 않으면 '근 손실'이 발생한다. 실연당한 여자들 식음을 전폐하는 경우가 있는데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특히 고기 잘 챙겨 먹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연인과 헤어진 것은 별일 아니거나 좋은 일인 경우가 많은데 근 손실은 큰일이라 생각한다. 나이 들수록 손실된 근육은 복구기 힘들다. 나이가 들면 해마다 5% 이상 근육이 감소한다는 말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체중관리 잘 하는 사람도 꾸준히 관찰해 보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일정량의 근 손실이 꾸준히 발생한다. 앞서 작성했던 포스팅들처럼 나이 들수록, 골격이 얇을수록, 체중이 빠질수록 무조건 줄어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닭고기나 양고기에 비해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조리 시 손실이 많이 발생한다.
가끔 인터넷에 떠도는 글 중에 삼겹살 주문했는데 왜 표기된 숫자보다 훨씬 적은 양이 배달됐는지 항의하는 글이 있다. 이런 글이 유행하고 난 이후 실제로 삼겹살을 조리하면 얼마나 줄어드는지 실험을 해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조리 시 절반에 가까운 양이 줄어든다. 부위와 조리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40~60% 정도 가벼워진다고 보면 된다. 다이어트를 할 때, 흡수해야 하는 단백질의 양은 정해져 있고,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 구입해야 하는 재료의 양도 정해져 있으니 금겹살이라 부르는 삼겹살을, 내 돈 주고 사 먹기 힘든 쇠고기를 매 끼니마다 사 먹기에는 부담이 크다. 물론, 돈이 많아서 소고기 200g씩 매 끼니 사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제외!
돼지고기나 소고기에 비해 조리 시 손실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양고기는 너무 비싸다.
집에서 양고기 조리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구이용 소고기보다 구이용 양고기가 더 비싸다는 것을. 고기의 등급, 구입처, 구매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가격이 달라지기에 모든 양고기가 모든 소고기보다 비싸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구매해 본 바로는 구이용 양고기가 스테이크용 쇠고기보다는 비쌌다. 여하튼 소고기나 양고기나 내 돈 내고 사 먹기 힘든 메뉴 아닌가? 내가 엥겔지수 10% 언저리인 사람이라 이리 느끼는 것 일 수도 있다. 하긴 350만원 벌어서 한달에 75만원씩 식비로 지출하면 달에 한두 번은 양고기, 쇠고기 먹을 만도 할 듯^^
비계가 적은 돼지고기, 쇠고기는 맛이 없고 질기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먹을 때 단백질만 섭취되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부위의 고기에는 비계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삼겹살에 비계 떼고 먹으면 항상 어른들한테 혼났다. 사회생활할 때에도 비계 떼고 먹으면 나이 불문 젊꼰, 늙꼰들 한마디씩 거든다. 까탈스럽다고. 혹은 속으로 생각한다. 유난스럽다고. 그럼 비계 적은 부위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비계가 없는 부위는 질기기 때문에 대부분은 장조림 재료로 쓰인다. 다이어트하자고 매번 장조림 만들어 먹으면 요즘 가뜩이나 가스비 올라서 연일 뉴스거리인데, 가스비 폭탄 맞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장조림 거리 사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기 주먹만한 홍두깨살 한 덩이 사려면 헉 소리 난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다이어트=닭가슴살 이라는 공식이 생겨난 것이다.
매 끼니 먹어야 하니 가격이 너무 비싸면 안 되고, 같은 용량을 조리했을 때 양이 너무 줄어들면 허기가 지니 같은 가격이면 더 많은 용량을, 같은 용량이면 최대한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 닭고기, 그중에서도 닭가슴살을 다이어트에 주로 애용하게 된 것이다.
나는 매 끼니 육식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2022년 2월부터 체중 감량을 시작했는데, 이때 내가 제일 힘들었던 것이 매 끼니 육식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체중 감량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하루 평균 1~2 끼니 정도를 먹었고, 2월부터는 체중을 줄이려고 하루에 한 끼를 먹었다. 그런데 매 끼니 단백질을 먹어야 하니 메인 요리가 돼지고기, 닭고기였다. 나는 육식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즐겨 먹는 사람은 아니었다. 일 년에 두세 번 삼겹살데이, 한 달에 한 번 치킨데이 이 정도... 체중 감량을 하고 있지 않을 때의 대부분은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는 식사였다. 그래서 허벅지살, 아랫배살이 비슷한 체형이나 체중인 사람보다 훨씬 많았다. 인바디 검사하면 체중은 정상 혹은 부족이지만 매번 경도비만도 아닌 비만으로 측정되었다. 몸만들기 제일 어렵다는 마른 비만. 근육은 측정할 때마다 가벼워져가고, 타고난 체형, 식습관, 생활습관 등의 이유로 빼놓은 체지방은 귀신같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형, 식습관, 생활습관 만의 문제가 아닌 신진대사 기능, 내장기관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체형이 만들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작년에 10kg 줄일 때에 반년 이상 한식은 일체 먹지 않고 올리브유에 구운 닭가슴살을 오트밀과 함께 먹어 봤는데 태어난 이후로 가장 건강한 상태의 컨디션이 되었다.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면역 관련 질환이 사라졌다. 근래에 새로 만난 사람들은 내가 30대를 통으로 요양하느라 제대로 된 사회생활도 못 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다. 나는 이제 외출할 때마다 비염 때문에 손수건이나 휴지를 챙기지 않는다. 십수 년 만에 냄새도 맡게 되었다. 건강하게 되기까지 바뀌게 된 것들이 꽤 여러 가지 있다. 앞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얘기 해 보려 한다.
다음 글은 요리할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닭가슴살 초벌 및 소분해서 보관하는 꿀팁 소상히 공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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